1. 마미증후군(馬尾症候群 , cauda equine syndrome) 정의와 원인
1) 정의
마미증후군(馬尾症候群, cauda equine syndrome)은 허리척추뼈아래 부위에 있는 여러 다발의 신경근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병으로 허리 통증, 양측 하지의 통증 및 감각이상, 근력저하, 회음 주변부위의 감각이상, 배변 및 배뇨기능 장애 등의 복합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정의됩니다. ‘마미(馬尾)’는 요추 1~2번에서 시작되는 척추 신경 말단 부분을 나타내는 말로 말의 꼬리와 생김새가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며 요추 수술 후에 드물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마미증후군은 응급수술을 요하는 대표적인 허리 질환으로서 진단 및 치료가 늦으면 양측 하지 통증, 마비, 방광 기능 조절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이번 블로그 글에서는 해당 질환의 원인과 증상을 알아보고 그에 따른 치료 방법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2) 원인
척추의 골절, 종양성병변, 척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 증후군, 강직성 척추염 등의 질환을 겪으면서 발생하기도 하며 해당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증상과 한의학적 분류
1) 증상
환자에 따라 요통, 편측 하지 통증 또는 양측 하지 통증, 하지 근력 약화, 하지 감각이상, 회음부와 항문 주변의 감각마비 등이 나타납니다. 항문주변을 자극했을 때 항문이 수축하는지 알아보는 항문반사(anal wink test), 허벅지의 전내측 피부를 자극하여 고환이 올라가는지 알아보는 고환거근반사(cremasteric reflex) 등을 사용해 진단에 참고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마미, 즉 척추 신경 말단의 여러 신경 가운데 어떤 신경이 압박을 받았는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방광 및 장 기능의 마비가 있다면 천추 2번 신경근 이하에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남성의 경우 음경의 감각저하, 발기 부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성관계 도중 감각 저하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일주일 이내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것은 급성으로 보고 몇 달에 걸쳐 천천히 발생된 경우는 만성으로 봅니다. 급성은 3가지로 분류하는데 1군은 요통 등 기타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한 경우, 2군은 몇 차례의 요통이나 다리의 통증 후에 배뇨장애 등의 장기 마비 증세와 함께 발생한 경우, 3군은 장기 마비증세가 먼저 발생한 후에 요통이나 다리의 통증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만성은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요추의 퇴행성 변화가 주요한 원인입니다.
2) 한의학적 분류
마미증후군의 경우는 항상 수술적 치료를 우선합니다. 수술 치료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기능의 재활을 돕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각종 근골격계의 통증과 관련된 질환을 비병(痺病)의 범주로 구분하여 치료하게 됩니다.
비병은 증상에 따라 다음의 6가지로 나누어서 치료합니다.
1) 행비(行痺) : 통증의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열이 나거나 땀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2) 통비(痛痺) : 통증이 비교적 심하고 통증 부위가 일정하며 따뜻한 것을 대면 통증이 완화되고 찬 것을 대면 통증이 심해집니다.
3) 착비(着痺), 습비(濕痺) : 통증 부위가 일정하며 통비에 비해 통증이 심하지 않지만 묵직한 느낌이 두드러집니다.
4) 열비(熱痺) : 통비와 반대로 찬 것을 대면 통증이 완화되고 따뜻한 것을 대면 통증이 심해집니다. 열이 발생하고 관절 운동이 원활하지 않고 때로는 피부 발적(發赤, 염증으로 인해 붉게 붓는 증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5) 어혈비(瘀血痺) : 병이 오래도록 낫지 않아 기혈이 뭉쳐 있는 것으로 피부에 홍반(紅斑)이 생기거나 극심한 통증이 있으며 통증 부위가 일정합니다.
6) 허비(虛痺) : 병이 만성화되어 잘 낫지 않고 기혈(氣血)이 손상된 것으로 만성 퇴행성 변화가 동반된 경우입니다.
3. 치료 방법
마미증후군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대소변 기능이나 성기능 장애 등 후유증이 남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급성과 만성 모두 감압 수술을 시행합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감각, 운동 기능 등의 회복에 유리하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48시간 이내에 처치를 받는 것이 기능의 회복에 중요하다고 합니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손상된 운동기능의 회복은 수술 후 6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감각기능의 회복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더라도 25~50%의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아래는 한의학적 치료 방법을 종류별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1) 봉약침 : 벌의 독을 추출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든 약액(봉약)을 넣은 침이다. 봉약침 치료는 환자의 체질이나 질병에 따라 치료점인 경혈에 침을 놓아 봉약을 주입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봉약은 멜리틴(mellitin), 아파민(apamine), 포스포리파아제(phospholipase) 등 40여 종의 생화학적인 성분이 있어 다음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여 관절 주변의 염증 세포를 제거합니다.
-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어 면역기능을 조절합니다.
- 신경계의 흥분 작용을 통하여 신경장애를 개선합니다.
- 혈관의 수축과 확장에 작용하여 혈액순환을 개선합니다.
- 뇌하수체와 부신피질계(副腎皮質系)를 자극하여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생합성을 억제하여 동통을 억제합니다.
2) 침과 뜸 : 마미증후군에 의해 발생된 증상의 치료를 위해 혈자리에 침과 뜸을 시술합니다. 침과 뜸은 경락의 소통을 도와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3) 약침 : 약침은 각종 한약재로부터 안전한 방법으로 추출한 약액을 경혈에 놓는 시술법입니다. 자침의 효과와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염증 작용, 신경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바로약침이나 기타 자하거약침, 오공약침, 홍화약침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한약 : 환자의 증상에 따라 한약을 처방하는데 청파전, 팔미지황탕 가미, 오령산, 삼일신기환, 화어전, 여신양영전 등을 써서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5) 추나요법 : 추나요법은 손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척추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통증을 완화시키고 재발을 방지합니다.
봉약침, 약침 등의 제반 시술의 경우 숙련된 한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으며 특히 고령, 임산부 등 노약자의 경우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마미증후군의 경우 수술을 한 뒤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일단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얼음찜질이나 더운 찜질을 하면 통증을 완화시켜 줍니다. 근력에 손상이 온 경우라면 손상된 근육 및 신경에 대한 전문적인 운동재활치료를 받도록 합니다.